가리비는 다른 조개에 비해 손질이 아주 간단한 편입니다. 껍데기가 단단하고 내부 이물질이 거의 없어서, 찜이나 구이용이라면 흐르는 물에 가볍게 헹궈주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다만 시중에 파는 가리비 대부분이 양식이긴 하지만, 30분 정도 소금물에 담가 짠기를 빼고 이물질을 토해내게 하는 과정을 거치면 더 깨끗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찜은 물이 끓은 뒤 가리비를 넣고 입이 벌어질 때까지 쪄내면 되는데, 너무 오래 찌면 질겨지니 10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가리비 해감, 꼭 필요한 걸까
가리비는 뻘 속에 사는 조개가 아니라 모래를 머금을 일이 거의 없습니다. 게다가 요즘 시중에 유통되는 물량은 대부분 양식이라 바닥 흙에 닿지 않고 자라기 때문에, 내부에 이물질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래서 가리비 해감은 다른 조개처럼 오래 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30분 이상 물에 오래 담가두면 단맛이 빠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해감을 하려면 큰 통에 가리비가 잠길 만큼 물을 받고 소금을 약간 넣습니다. 4kg 기준으로 소금 3큰술 정도면 충분합니다. 여기에 쇠수저를 함께 넣고 검은 비닐로 덮어 어두운 상태로 만들면 더 빠르게 해감됩니다. 30분 지나 물이 뿌옇게 변한 것을 확인한 뒤, 흐르는 물에 여러 번 헹궈주면 끝입니다. 이때 찜이나 구이용이라면 껍데기를 솔로 박박 닦을 필요까지는 없지만, 탕으로 끓일 거라면 면장갑을 끼고 솔로 하나하나 닦아주는 편이 좋습니다. 가리비 껍데기가 은근히 날카로워서 맨손으로 씻다가 다치는 경우가 많으니 장갑은 꼭 챙기시고요.
가리비 손질, 내장 제거가 핵심
가리비를 살아있는 상태로 손질할 때는 껍데기가 꽉 닫혀 있어서 내장을 떼어내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찜이나 삶은 뒤 입이 벌어진 상태에서 내장을 제거하는 것이 훨씬 수월합니다. 완전히 익은 가리비를 열어보면 관자 옆쪽에 검은색 내장이 붙어 있는데, 이 부위는 쓴맛이 나고 패류독소가 축적될 수 있는 곳입니다.
내장은 가열하거나 냉동해도 독성이 사라지지 않으므로 반드시 떼어내고 드셔야 합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패류 위생 계획을 시행하면서 시중에 유통되는 패류에 대해 위생조사를 철저히 하고 있기 때문에, 마트나 온라인에서 구매한 가리비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문제는 봄부터 초여름 사이에 직접 채집한 가리비입니다. 수온이 18도 이상으로 오르는 6월 중순이면 유독성 플랑크톤이 자연 소멸하기 때문에 8월 이후부터는 안전한 시기로 보는데, 그 전에는 내장을 꼭 떼고 먹는 것이 좋습니다.
가리비 찌는 법, 시간과 불 조절이 전부
가리비 찜은 뜨거운 물에 넣고 오래 삶는 방식이 아니라, 냄비 바닥에 물을 자작하게 붓고 쪄내는 방식입니다. 물을 많이 넣으면 거품이 차올라 넘치기 쉬우니 종이컵 한 컵 정도만 넣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물이 끓으면 가리비를 입구가 위로 가도록 차곡차곡 쌓고 뚜껑을 덮습니다. 이때 가리비의 입구가 아래를 향하면 국물이 빠져나가 버리니, 위쪽을 향하게 놓아야 속에 육수가 고입니다.
쪄내는 시간은 불 세기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7분쯤 지나면 가리비가 입을 벌리기 시작합니다. 입이 벌어지는 순간 바로 불을 끄고 1-2분 정도 뜸을 들이면 가장 맛있는 상태가 됩니다. 너무 오래 찌면 관자가 질겨지고 수분이 날아가서 맛이 없어지니 주의하세요. 만약 10분이 지나도 입을 벌리지 않는 가리비가 있다면 애초에 죽어 있던 개체일 가능성이 높으니 빼내는 것이 좋습니다.
가리비 보관법, 냉장보다 냉동이 오래 갑니다
가리비는 다른 해산물과 마찬가지로 냉장고에 오래 두면 신선도가 급격히 떨어집니다. 구매한 날 바로 먹는 것이 가장 맛있고, 냉장 보관은 하루에서 이틀 정도가 한계입니다. 그 이상 보관해야 한다면 냉동을 해야 하는데, 이때 세척하지 않은 상태 그대로 지퍼백에 넣어 얼리는 방법과, 찐 다음 살만 발라 얼리는 방법이 있습니다.
찐 가리비를 냉동할 때는 알만 분리해서 지퍼백에 담고, 찌면서 나온 육수를 함께 조금 부어 넣어 주세요. 육수가 공기와의 접촉을 막아 산화를 방지하고, 해동 후에도 가리비 살이 촉촉함을 유지합니다. 이렇게 보관하면 길게는 6개월까지도 두고 먹을 수 있지만, 빨리 먹을수록 맛이 좋습니다. 생것을 그대로 냉동할 때는 한 달 이내에 먹는 것을 권장합니다.
가리비 내장, 먹어도 되는 걸까
가리비 내장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부위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제철인 가을과 겨울에는 내장을 떼지 않고 그대로 먹어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 문제는 패류독소가 축적될 수 있는 시기인 봄철입니다. 유독성 플랑크톤이 번성하는 3월부터 위험이 시작되기 때문에, 4-5월에는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8월 이후에는 안전한 시기로 분류되지만, 그래도 찝찝하다면 내장을 떼고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내장을 제거할 때는 가위나 칼로 검은 부분만 잘라내면 됩니다. 쪄낸 가리비는 손으로도 쉽게 분리되니 부담 없이 할 수 있습니다. 가리비는 칼슘과 인,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해서 성장기 아이들에게도 좋은 식재료입니다. 다만 해산물 특유의 맛을 싫어하는 아이들은 잘 먹지 않으니, 미나리나 초고추장과 함께 곁들여 내면 거부감을 줄일 수 있습니다.
Q. 가리비 해감할 때 식초를 넣어도 되나요?
식초를 1-2숟갈 넣으면 해감 속도가 빨라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식초 향이 가리비에 배지 않도록 30분 이상 담가두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Q. 가리비 껍데기에 붙은 이물질은 어떻게 제거하나요?
탕으로 끓일 때는 칫솔이나 조리용 솔로 하나하나 닦아주는 것이 확실합니다. 찜이나 구이용이라면 껍데기의 이물질이 내부로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만 가볍게 헹궈도 충분합니다.
Q. 가리비가 입을 안 벌리고 있어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대부분 덜 익어서 그런 경우입니다. 2-3분 더 쪄보고 그래도 입을 벌리지 않으면 죽은 개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른 조개와 마찬가지로 상한 것이니 빼내는 것이 좋습니다.
Q. 가리비 냉동 후 해동은 어떻게 하나요?
찐 다음 얼린 가리비는 냉장실에 옮겨두면 자연스럽게 해동됩니다. 전자레인지 해동은 가리비 살이 질겨질 수 있으니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