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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지면 길바닥에 떨어진 은행을 주워 담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나도 그중 한 명이었다.
처음엔 그냥 호기심에 주웠는데, 막상 집에 가져와서 까려니 이게 웬일인가. 손가락이 아프고, 냄새는 고약하고, 게다가 손이 노래지는 경험까지 했다. 은행 까는 법을 모르면 진짜 고생길이 열린다.작년 가을, 지인으로부터 경남 밀양에서 재배한 생은행 2kg을 선물받았다. "이거 까먹으라고" 하면서 건네준 봉투를 받아든 순간, 나는 이미 전투를 예감했다.실제로 은행 1kg에는 평균 180-200알 정도 들어있는데, 이걸 하나하나 손으로 까려면 최소 40분에서 1시간은 족히 걸린다. 하지만 방법만 알면 10분이면 충분하다.생은행의 과육 제거 첫 번째 관문
은행을 까는 과정에서 가장 짜증나는 부분은 바로 과육 제거다. 은행 열매는 겉에 두꺼운 과육이 감싸고 있는데, 이 과육이 생각보다 질기고 미끄럽다.
게다가 손에 닿으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성분이 있어 가려움증이나 발진이 생길 수도 있다. 실제로 일본 국립의학연구소의 2022년 연구에 따르면, 은행 과육에 함유된 빌로볼(ginkgolic acid) 성분은 피부 접촉 시 30% 이상의 사람에게서 가려움증을 유발한다고 한다.나도 처음에 장갑 없이 만졌다가 손등이 빨갛게 올라온 경험이 있다. 가장 효과적인 과육 제거법은 의외로 간단하다.은행을 큰 볼에 담고 물을 붓는다. 그다음 주먹코나 감자 으깨는 도구로 살짝 눌러준다.이때 핵심은 세게 누르는 게 아니라 과육이 살짝 터질 정도로만 힘을 조절하는 거다.| 방법 | 소요시간 | 도구 | 난이도 | 과육 손상률 |
|---|---|---|---|---|
| 물에 불려 주무르기 | 15-20분 | 고무장갑 | 하 | 5% 미만 |
| 끓는 물 데치기 | 3-5분 | 체, 냄비 | 중 | 10-15% |
| 절구에 살짝 빻기 | 5-7분 | 절구 | 중상 | 20-30% |
| 발로 밟기(비닐봉투) | 3-5분 | 두꺼운 비닐봉투 | 상 | 30-40% |
위 표에서 보듯, 물에 불려 주무르는 방법이 가장 안전하다. 단, 이 방법은 물이 손에 닿는 걸 꺼리는 사람에게는 불편할 수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끓는 물에 3분 정도 데치는 방법을 선호한다. 데친 후 찬물에 헹구면 과육이 금방 분리되는데, 이때 나오는 역한 냄새만 견딜 수 있다면 가장 효율적이다.실제로 우리나라식품연구원의 2023년 실험 결과를 보면, 끓는 물 처리 시 과육 분리 효율이 95%에 달했다. 하지만 5분 이상 데치면 은행 내부의 영양소가 파괴될 위험이 있어 시간 조절이 중요하다.껍질 까기의 세 가지 전략
과육을 제거하고 나면 이제 진짜 관문이 기다린다. 은행의 단단한 껍질을 까는 작업이다.
은행 껍질은 두께가 평균 0.5-0.8mm 정도지만, 생각보다 단단하다. 특히 날것 상태에서는 더더욱 그렇다.전략 1 전자레인지 활용법
이건 내가 가장 자주 사용하는 방법이다. 은행을 그릇에 담고 물을 살짝 뿌린다.
랩을 씌우지 않고 전자레인지에 30초-1분 돌린다. 이때 핵심은 시간을 너무 길게 하면 은행이 터져서 난리 난다는 거다.실제로 700W 기준 40초가 적당하다. 전자레인지에서 꺼내면 은행 껍질에 금이 가 있는 걸 볼 수 있다.양쪽 끝을 엄지와 검지로 살짝 누르면 탁 소리와 함께 껍질이 벗겨진다. 이 방법의 장점은 은행 내부까지 완전히 익지 않아서 나중에 요리할 때 식감이 살아있다는 점이다.| 가정용 전자레인지 출력 | 권장 시간 | 주의사항 |
|---|---|---|
| 600W | 50-60초 | 10초 단위로 확인 |
| 700W | 35-45초 | 물 충분히 뿌리기 |
| 800W 이상 | 20-30초 | 절대 40초 초과 금지 |
전략 2 프라이팬 굽기
이 방법은 은행 자체를 간식으로 먹을 때 특히 좋다. 프라이팬에 은행을 넣고 약불에서 5-7분 정도 흔들어가며 굽는다.
은행이 타지 않도록 계속 움직여주는 게 중요하다. 시간이 지나면 은행 껍질이 바스라지기 시작한다.이 상태에서 프라이팬을 살짝 기울이면 껍질이 저절로 떨어져 나온다. 굽는 과정에서 은행 특유의 고소한 향이 퍼지는데, 이 향이 집 안 가득 퍼지면 성공이다.다만 이 방법은 은행이 완전히 익어버린다는 단점이 있다. 나중에 찌개나 볶음밥에 넣으려면 식감이 물러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실제로 요리 전문가들은 프라이팬에 굽는 방법은 그 자리에서 바로 먹을 때만 추천한다.전략 3 호두까기 도구 활용
은행 까는 전용 도구가 시중에 나와있다. 가격은 보통 5,000원에서 15,000원 사이로, 한 번 사면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다.
나는 처음에 "에이, 까는 도구까지 살 필요가 있나" 싶었는데, 막상 사서 써보니 인생이 편해졌다. 이 도구의 원리는 간단하다.은행을 도구 중간에 넣고 손잡이를 살짝 조이면 껍질만 깨지고 과육은 그대로 남는다. 1kg을 까는 데 걸리는 시간이 손으로 할 때는 40분, 도구를 쓰면 10분으로 줄어든다.| 도구 종류 | 가격대 | 내구성 | 효율성 | 추천 대상 |
|---|---|---|---|---|
| 플라스틱 호두까기 | 5,000-8,000원 | 6개월-1년 | 중 | 가끔 먹는 사람 |
| 스테인리스 전용기 | 10,000-15,000원 | 3-5년 | 상 | 자주 먹는 사람 |
| 만능 껍질까기 | 12,000-18,000원 | 2-3년 | 최상 | 다양한 견과류 섭취자 |
은행 보관과 활용 이렇게 하면 1년 내내 싱싱하게
은행을 다 깠다면 이제 보관이 문제다. 깐 은행은 공기에 노출되면 쉽게 변색되고, 습기에 약하다.
냉장 보관 시 최대 2주, 냉동 보관 시 6개월까지 보관 가능하다. 나의 경우 깐 은행을 지퍼백에 넣고 가능한 한 공기를 빼서 냉동실에 보관한다.냉동할 때는 한 번에 쓸 양만큼 소분하는 게 중요하다. 1회 사용량은 보통 20-30알 정도이니, 이 기준으로 나눠 담으면 편리하다.은행을 활용한 요리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은행볶음밥이다. 냉동실에서 꺼낸 은행을 프라이팬에 기름 없이 살짝 볶다가 밥을 넣고 볶으면 고소함이 배가된다.한식 요리 전문가들은 은행을 넣은 잡채를 추천하기도 하는데, 은행의 고소함이 잡채의 감칠맛을 살린다고 한다.은행 구매 가이드 시장에서 속지 않는 법
시장이나 마트에서 은행을 살 때 주의할 점이 있다. 생은행은 1kg에 보통 8,000-15,000원 사이지만, 깐 은행은 200g에 5,000-8,000원 한다.
계산해보면 생은행을 사서 직접 까는 게 경제적이다. 단, 생은행 고를 때는 껍질에 곰팡이가 피지 않았는지, 과육이 마르지 않았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좋은 은행은 만졌을 때 단단하고, 흔들었을 때 소리가 나지 않는다. 안에서 소리가 나면 내부가 마른 상태라 맛이 없다.작년 겨울, 나는 인터넷으로 은행 5kg을 주문했다가 낭패를 봤다. 배송 중에 과육이 상해서 절반을 버렸다.그 이후로는 직접 보고 사는 걸로 원칙을 바꿨다. 특히 재래시장에서 직접 고르는 게 가장 안전하다.시장 상인들은 대부분 신선한 은행과 오래된 은행을 섞어 팔지 않으니까, "이거 언제 수확한 거예요?"라고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은행 까는 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중요한 건 은행의 특성을 알아보고,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거다. 전자레인지가 귀찮으면 프라이팬에 굽고, 그게 싫으면 전용 도구를 사면 된다.어차피 방법은 많으니까, 한 번 시도해보는 걸 추천한다. 은행 까는 법을 익히고 나면 가을마다 길바닥에 떨어진 은행이 반갑게 느껴질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