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100 가입 3년 만에 120% 전환한 기업의 비밀… 당신 회사도 가능할까?

2026-08-06 · 경제 · 읽는데 8분

RE100 가입 3년 만에 120% 전환한 기업의 비밀… 당신 회사도 가능할까?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글로벌 자발적 캠페인입니다. 이미 전 세계 350개 이상의 기업이 참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등 주요 기업들이 동참을 선언했습니다. 수출 기업이라면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글로벌 바이어들이 공급망 평가 기준에 RE100 참여 여부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연간 전력 소비량이 100GWh 이상인 기업이 주 대상이지만, 반드시 대기업만 가입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주요 기업의 공급망에 속했거나 RE100 우선 지역의 핵심 기업이라면 예외적으로 가입이 가능합니다. 가입 심사는 약 2-3개월 정도 소요되며, 승인 이후에는 자체 로드맵을 세워 2050년까지 달성 목표를 잡게 됩니다.


RE100이 뭔지, 왜 갑자기 이렇게 중요해졌을까

RE100은 2014년 영국의 비영리단체 The Climate Group과 CDP가 공동으로 만든 이니셔티브입니다. 이름 그대로 Renewable Electricity 100%, 즉 기업이 사업장에서 쓰는 전력의 100%를 태양광, 풍력, 수력, 지열, 바이오매스 같은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약속입니다.

이 캠페인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친환경 이미지 때문만은 아닙니다. ESG 경영이 기업의 핵심 평가 지표로 자리 잡으면서, 투자자와 소비자 모두 지속 가능한 기업을 선호하는 흐름이 굳어졌습니다. 여기에 더해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협력사 선정 기준에 RE100 참여 여부를 넣기 시작하면서, 수출 중심의 우리나라 기업들은 자연스럽게 참여 압박을 받게 된 구조입니다.

실제로 RE100 회원사의 약 3분의 1이 서비스 산업에 속해 있고, 제조업이 그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식음료 기업들도 30곳 이상 참여하고 있을 만큼 업종을 가리지 않는 추세입니다. 특히 일본은 60개 이상의 기업이 가입해 있을 정도로 아시아에서 가장 적극적인데, 우리나라 기업들도 뒤늦게라도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가 RE100에 가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RE100 가입 절차는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지만, 준비할 것은 명확합니다. 공식 절차는 대략 8단계로 진행되며, 신청 시작부터 승인 완료까지 보통 2-3개월이 걸립니다. 이 기간 동안 회사의 전력 사용 현황과 재생에너지 조달 계획을 정리해서 제출해야 합니다.

가입 대상은 연간 전력 수요가 100GWh 이상인 기업이 기본 기준입니다. 다만 예외가 있습니다. 전력 사용량이 기준에 못 미쳐도 해당 업계의 주요 기업이거나, 포춘 1000대 기업, 또는 RE100 우선 지역과 부문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기업이라면 가입이 가능합니다.

가입 후에는 205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 전환을 목표로 자체 로드맵을 수립하게 됩니다. 이 로드맵은 회사 사정에 맞게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습니다. 다만 중요한 건, 재생에너지 사용량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우리 회사는 재생에너지를 씁니다"라고 선언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재생에너지 사용을 입증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 전력구매계약(PPA):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직접 계약을 맺고 전기를 구매하는 방식
  • 자체 발전 설비 구축: 사업장 옥상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거나 소규모 풍력 설비를 갖추는 방식
  • 에너지 속성 인증서(EAC) 구매: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기의 환경 가치를 별도로 사는 방식. 우리나라에서는 REC(재생에너지 공급 인증서)가 이에 해당합니다

이 중 어떤 방식을 선택하든, 사용한 재생에너지 전력량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와 데이터를 갖춰야 합니다. 재생에너지 발전량과 기업의 실제 전력 사용량을 매칭하는 절차가 필수이기 때문입니다.


3년 만에 120% 전환한 기업들은 뭘 다르게 했나

RE100 가입을 선언한 기업들이 실제로 100%를 달성하는 데는 평균적으로 꽤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그런데 일부 기업들은 가입 후 3년 만에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활용한 전략을 보면, 결국 조달 방식의 다각화가 핵심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사업장 지붕과 유휴 부지를 활용한 자체 태양광 설비 구축입니다. 이 방식은 초기 투자비용이 들지만, 장기적으로는 전력 구매 단가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외부 발전사업자와의 PPA 계약을 병행했습니다. 자체 발전만으로는 전체 전력 소비량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에, 부족한 물량은 시장에서 직접 재생에너지 전력을 구매하는 방식입니다.

또 하나 눈여겨볼 점은 에너지 효율 개선을 동시에 추진했다는 것입니다. 재생에너지 조달만으로는 전환 속도를 높이기 어렵습니다. 생산 공정의 전력 소비를 줄이면 줄일수록, 조달해야 할 재생에너지 양도 함께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RE100 회원사들의 현재 재생에너지 조달 비율은 평균 45% 수준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수치 자체가 빠른 속도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일부 기업은 녹색 프리미엄 제도를 적극 활용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전을 통해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에 대한 프리미엄을 지불하면 REC를 발급받는 방식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 방식은 별도의 설비 투자 없이도 재생에너지 사용을 인정받을 수 있어, 중소기업 입장에서 진입 장벽이 낮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RE100 가입, 비용 부담은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RE100을 처음 검토할 때 가장 큰 걸림돌은 비용입니다. 재생에너지 전력은 아직까지 전통 화석연료 발전 전력보다 단가가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PPA 계약이나 REC 구매는 매년 고정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재무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비용을 단순히 지출로만 볼 수는 없습니다. 글로벌 공급망에서 RE100 미참여로 인해 거래가 중단되거나, 입찰 자격에서 제외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그 손실이 훨씬 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글로벌 기업들이 공급망 평가에서 RE100 참여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이미 일반화된 추세입니다.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법도 있습니다. 자체 태양광 설비는 초기 투자비가 들지만, 발전 단가 자체는 시간이 지날수록 낮아지고 있습니다. 정부 차원에서도 재생에너지 설비 설치에 대한 지원 정책이 운영되고 있어, 이를 활용하면 초기 부담을 일부 덜 수 있습니다.

또한 RE100은 장기적으로 기업 이미지와 수출 경쟁력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소비자와 투자자 모두 지속 가능한 경영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흐름이 굳어지면서, RE100 참여 기업에 대한 평가는 점점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단순한 비용 지출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Q. RE100과 탄소중립은 같은 개념인가요?

다릅니다. RE100은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캠페인이고, 탄소중립(넷제로)은 기업 활동 전체에서 발생하는 모든 온실가스 배출을 순배출량 기준 0으로 만드는 더 포괄적인 개념입니다. RE100은 탄소중립으로 가는 하나의 수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Q. 중소기업도 RE100에 가입할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기본 기준은 연간 전력 사용량 100GWh 이상이지만, 주요 기업의 공급망에 속한 기업이거나 RE100 우선 지역의 핵심 기업이라면 예외적으로 가입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가입 심사를 통과하려면 재생에너지 조달 계획이 구체적으로 마련되어 있어야 합니다.

Q. RE100 가입 후 달성 기한이 정해져 있나요?

2050년까지가 기본 목표입니다. 다만 회사 상황에 따라 더 빠른 시점을 목표로 자체 로드맵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로드맵은 가입 승인 이후 자유롭게 수립할 수 있으며, 중간 점검 과정을 통해 진행 상황을 보고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