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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녹두인가? 5천 년을 함께해온 작물의 재발견
며칠 전 시골 내려갔다가 옆 밭 아저씨랑 이런저런 얘기 나누다가 녹두 이야기가 나왔어요. 아저씨가 한숨 쉬면서 말하길 "작년엔 너무 일찍 심었다가 늦서리 맞고 반은 망쳤는데, 올해는 늦게 심으니까 미숙립만 잔뜩 생기더라고" 하시더라고요.
사실 이 얘기 들으면서 내가 작년에 녹두 심었다가 실패한 경험이 딱 겹쳐서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녹두 재배 역사는 정말 깁니다.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부소산성 백제 군창지에서 녹두가 출토된 걸 보면, 청동기시대부터 재배가 시작됐다고 추정할 정도예요. 5천 년 가까이 우리 밥상에 오른 녹두인데, 막상 재배하려고 하면 "도대체 언제 심어야 하지?"라는 질문부터 막막해지는 게 현실입니다.녹두의 생육 기간은 보통 70-90일 정도. 콩이나 팥보다 훨씬 심는 시기가 유연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말하면 타이밍을 잘못 잡으면 그 차이가 수확량에 직격탄을 날립니다. 실제로 농진청 시험 결과를 보면, 적정 시기에 심은 녹두와 2주 늦게 심은 녹두의 수확량 차이가 무려 40%까지 벌어지는 경우도 있었어요.표: 파종 시기에 따른 녹두 수확량 비교 (10a 기준)| 파종 시기 | 출현율 | 생육일수 | 평균 수확량(kg) | 미숙립 비율 |
|---|---|---|---|---|
| 5월 하순 | 72% | 85일 | 185kg | 8% |
| 6월 상순 | 89% | 78일 | 234kg | 5% |
| 6월 중순 | 91% | 75일 | 248kg | 4% |
| 6월 하순 | 85% | 72일 | 212kg | 12% |
| 7월 상순 | 68% | 68일 | 156kg | 23% |
이 표를 보면 확 와닿죠? 6월 중순에 심었을 때 수확량이 248kg으로 가장 높고 미숙립 비율도 4%로 가장 낮습니다. 반면 7월 상순에 심으면 수확량이 156kg까지 떨어지고, 덜 익은 알갱이가 23%나 차지합니다.
단순히 '늦게 심으면 늦게 수확하면 되지'라는 생각이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주는 수치예요. 더 흥미로운 건 파종 시기별 출현율 차이입니다.5월 하순에 심으면 땅 온도가 아직 충분히 오르지 않아서 싹이 나오는 비율이 72%에 불과해요. 하지만 6월 중순으로 가면 91%까지 올라갑니다.같은 종자를 심어도 100알 중 19알이 더 싹을 틔우는 거죠.작년에 내가 5월 말에 심었다가 망친 이유가 바로 이거였어요. "일찍 심으면 일찍 수확하지"라는 단순한 생각에 덥석 심었는데, 냉해도 냉해지만 발아율 자체가 낮아서 밭이 듬성듬성했죠. 나중에 보니 이웃 농가에서 6월 중순에 심은 녹두는 빽빽하게 자라서 수확량이 내 것보다 두 배 가까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녹두 심는 시기, 진짜 중요합니다. 다음 섹션에서는 품종별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 그리고 왜 우리 동네에서는 어떤 품종이 더 잘 자라는지 실제 사례를 통해 파헤쳐 보겠습니다.품종 선택이 수확량을 좌우한다 - 내 밭에 딱 맞는 녹두 찾기
작년 실패를 교훈 삼아 올해는 제대로 알아보고 녹두를 심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래서 농사 경험 많은 큰아버지한테 전화를 드렸더니, "야, 품종부터 골라야지. 너는 그냥 농협 가서 종자 사다 심었제?" 하시더라고요.
맞습니다. 나는 그냥 '녹두 종자' 하나만 사서 심었어요.그게 큰 착각이었죠.녹두 품종은 생각보다 다양합니다. 농촌진흥청이 보급하는 주요 품종만 해도 6-7종에 달하는데, 각각 특징이 확연히 달라요.
자, 한번 살펴볼까요?표: 주요 녹두 품종별 특성 비교
| 품종명 | 알 크기 | 병 저항성 | 바구미 저항성 | 수량성 | 용도 | 재배 적합 지역 |
|---|---|---|---|---|---|---|
| 남평녹두 | 소립 | 중간 | 약 | 상 | 숙주나물, 청포묵 | 전국 |
| 금성녹두 | 중립 | 강 | 중간 | 중상 | 빈대떡, 녹두죽 | 중남부 |
| 장안녹두 | 중립 | 강 | 강 | 중 | 혼용 | 전국(특히 남부) |
| 삼강녹두 | 중립 | 강 | 중간 | 중 | 청포묵, 당면 | 중북부 |
| 소선녹두 | 소립 | 강 | 약 | 상 | 숙주나물 특화 | 전국 |
| 선화녹두 | 대립 | 약 | 약 | 중 | 빈대떡, 고물 | 재배면적 감소 추세 |
가장 눈에 띄는 건 '소선녹두'입니다. 알이 가장 작으면서 병 저항성은 강하고 수량성도 높아요.
특히 숙주나물을 키우는 데 최적화된 품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숙주나물 농가에서는 소선녹두를 선호하는 편이에요.발아율도 좋고, 나물로 키웠을 때 줄기가 굵고 아삭한 식감이 살아난다고 하더라고요. 반면 '선화녹두'는 알이 크고 소출이 많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시장성이 떨어지면서 재배면적이 급격히 줄었습니다.농진청 통계에 따르면 2015년만 해도 선화녹두가 전체 녹두 재배면적의 40%를 차지했는데, 2023년에는 12%로 줄었다고 해요. 이유가 뭘까? 소비자들이 점점 더 작고 고른 알갱이를 선호하게 되면서, 큰 알갱이는 오히려 외면받는 추세입니다.내 경우에는 숙주나물을 직접 길러 먹는 걸 좋아해서 소선녹두를 선택했어요. 그런데 문제는 병충해 방제였습니다.소선녹두는 바구미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어서 저장할 때 특히 신경 써야 해요. 이건 나중에 수확 후 관리 부분에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큰아버지는 금성녹두를 추천하시더라고요. "금성은 병에 강하고 직립형이라서 쓰러짐도 적어. 게다가 꼬투리가 굽지 않아서 수확하기도 편해." 맞습니다.금성녹두는 꼬투리가 아래로 굽지 않고 위를 향해 곧게 서는 직립형이라서, 기계 수확을 하거나 손으로 딸 때 훨씬 수월합니다. 게다가 갈색무늬병과 흰가루병에 강해서 초보자가 키우기에도 부담이 덜해요.근데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있습니다. 품종을 고를 때 단순히 '어떤 품종이 좋다'보다는 내 밭의 조건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에요.예를 들어 배수가 잘 안 되는 땅이라면 습해에 강한 품종을 골라야 하고, 바람이 많이 부는 지역이라면 쓰러짐에 강한 직립형이 유리합니다. 아, 그리고 녹두를 처음 심는 분들이 자주 하는 실수 중 하나가 '한 품종만 대량으로 심는 것'입니다.전문가들은 2-3개 품종을 나눠 심는 걸 권장하는데, 이유는 기상 조건에 따라 품종별 적응도가 다르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장마가 일찍 오는 해에는 습해에 강한 장안녹두가 잘 자라고, 가을이 건조하면 남평녹두가 유리할 수 있습니다.이제 품종도 골랐으니, 본격적으로 심는 방법을 알아볼 차례입니다. 특히 '고휴재배'라는 걸 처음 들어보는 분들은 다음 섹션을 꼭 눈여겨보세요.고휴재배의 힘 - 멀칭 한 장으로 수확량 54% 차이
지난봄, 나는 녹두 밭을 평평하게만 만들어 놓고 종자를 뿌렸어요. "녹두가 원래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란다며?"라는 생각에 대충 준비했죠.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장마가 시작되자마자 물이 고이면서 뿌리가 썩어버린 거예요. 녹두가 얼마나 습해에 약한지 제대로 체험한 순간이었습니다.알고 보니 녹두 재배의 핵심은 배수에 있었어요. 농진청 연구 결과를 보면, 일반 재배와 고휴재배(두둑을 높여서 심는 방식)의 수확량 차이가 무려 54%까지 벌어집니다.심지어 비닐멀칭까지 하면 출현율이 16% 더 높아지고, 수량은 54% 증가한다는 수치가 공식 보고서에 실려 있어요. 표: 재배 방식별 녹두 생육 및 수확량 비교| 재배 방식 | 출현율 | 초장(cm) | 주당 협수 | 10a당 수확량(kg) | 습해 발생률 |
|---|---|---|---|---|---|
| 평휴 무멀칭 | 75% | 62 | 18.4 | 152 | 34% |
| 고휴 무멀칭 | 83% | 68 | 21.7 | 198 | 18% |
| 평휴 멀칭 | 87% | 71 | 23.5 | 214 | 12% |
| 고휴 멀칭 | 91% | 76 | 26.8 | 248 | 5% |
이 표에서 주목할 점은 '습해 발생률'입니다. 평휴 무멀칭으로 재배하면 34%나 되는 녹두가 습해 피해를 입지만, 고휴 멀칭으로 재배하면 5%로 확 줄어듭니다.
그 차이가 바로 96kg의 수확량 차이로 이어지는 거예요. 10a당 96kg이면 시중 가격으로 환산했을 때 꽤 큰 금액입니다.고휴재배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두둑 높이를 15-20cm 정도로 만들고, 두둑 위에 2줄로 점파(구멍을 뚫어 심는 방식)하면 됩니다.두둑 사이 간격은 60cm, 포기 사이는 20-25cm로 하는 게 일반적이에요. 여기에 검은색 비닐로 멀칭을 하면 잡초 발생도 억제되고 토양 온도도 안정적으로 유지됩니다.비닐멀칭의 효과는 생각 이상입니다. 첫째, 토양 온도가 2-3도 올라가서 초기 생육이 촉진됩니다.둘째, 수분 증발을 막아서 건조기 피해를 줄여줍니다. 셋째, 비닐 아래 잡초가 자라지 못해 제초 노동력이 확 줄어듭니다.작년에 나는 멀칭 안 하고 심었다가 잡초 뽑느라 허리 펼 시간이 없었는데, 올해는 그 고생을 안 해도 된다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모릅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게 하나 있어요.녹두는 연작에 극도로 약하다는 점입니다. 같은 자리에 2년 연속 심으면 토양 병원균이 쌓여서 갈색무늬병이나 탄저병이 창궐합니다.전문가들은 최소 3-4년 간격으로 돌려짓기를 권장합니다. 내 밭에 올해 녹두를 심었다면, 내년에는 다른 작물을 심고 3년 후에 다시 녹두를 심는 식으로 계획을 세워야 해요.이 얘기를 하니까 옆 동네 농사짓는 형이 한마디 하더라고요. "난 2년 연속 같은 자리에 심었는데 큰 문제 없었는데?" 물론 그럴 수도 있습니다.하지만 통계적으로 볼 때 연작에 따른 병해 발생률이 60% 이상 증가한다는 건 농진청 자료에도 명확히 나와 있어요. 운에 맡기느니 차라리 작물 순환 계획을 세우는 게 정신건강에 좋습니다.자, 이제 심는 방법을 알았으니 본격적인 파종 단계로 넘어가 볼까요? 6월 중순이 다가오면 실제로 심는 과정에서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는지, 또 솎아내기는 언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꼼꼼히 알아보겠습니다.파종부터 솎아내기까지 - 발아율 91% 만드는 현실적인 팁
6월 첫째 주, 드디어 녹두를 심을 날이 왔습니다. 일기예보를 확인해보니 다음 주 내내 비 소식이 없어서 파종하기에 최적의 조건이었어요.
녹두는 파종 후 4-5일 정도면 싹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그 기간 동안 땅이 너무 건조하거나 물에 잠기면 발아율이 확 떨어집니다. 파종 깊이는 3-4cm가 적당합니다.너무 얕게 심으면 새나 까치가 쪼아 먹거나, 햇볕에 종자가 마를 위험이 있어요. 반대로 너무 깊게 심으면 떡잎이 흙을 뚫고 나오는 데 에너지를 너무 많이 소모해서 초기 생육이 약해집니다.표: 파종 깊이에 따른 녹두 발아율 및 초기 생육 비교| 파종 깊이 | 발아율 | 발아 소요일 | 초장(파종 2주 후) | 결주율 |
|---|---|---|---|---|
| 2cm | 78% | 3일 | 14cm | 15% |
| 3cm | 89% | 4일 | 17cm | 6% |
| 4cm | 91% | 5일 | 16cm | 5% |
| 5cm | 72% | 7일 | 11cm | 22% |
| 6cm | 54% | 9일 | 8cm | 38% |
이 표를 보면 4cm 깊이가 발아율 91%로 가장 높고, 결주율도 5%로 가장 낮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3cm와 4cm의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실제 농가에서는 3-4cm 정도로 적당히 심는 편입니다. 파종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하나는 점파(구멍 뚫어 심기), 다른 하나는 줄뿌림(골을 파서 줄줄이 뿌리기)인데, 녹두는 점파가 훨씬 유리합니다. 이유는 솎아내기가 수월하고, 포기 사이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점파할 때는 구멍 하나에 4립 정도 넣고, 싹이 나온 후에 2개만 남기고 솎아냅니다. 솎아내기 시점이 중요한데, 녹두가 본잎 2-3장이 나왔을 때 하는 게 가장 좋아요.너무 일찍 하면 약한 개체를 솎아낼지, 튼튼한 개체를 남길지 판단하기 어렵고, 너무 늦게 하면 포기가 너무 커서 서로 영양분 경쟁을 하게 됩니다. 작년에 내가 한 실수 중 하나가 솎아내기를 제때 안 한 거예요."어차피 다 자라면 되지"라는 생각에 그냥 두었더니, 녹두 포기가 너무 빽빽하게 자라서 통풍이 안 되고 병이 돌기 시작했어요. 결국 수확량이 반토막 났습니다.종자 소요량은 단작(한 작물만 심을 때)일 경우 10a당 1.5-2kg 정도입니다. 하지만 후작으로 늦게 심을 때는 2-3kg으로 늘려야 해요.늦게 심을수록 발아율이 떨어지고 생육 기간이 짧아지기 때문에, 더 많은 종자를 뿌려서 손실을 만회해야 합니다. 시비량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녹두 표준 시비량은 10a당 질소 4kg, 인산 7kg, 칼리 6kg입니다. 이걸 전량 밑거름으로 사용하는데, 주의할 점은 질소를 너무 많이 주면 안 된다는 거예요.질소가 과다하면 잎만 무성해지고 꼬투리 달리는 수가 오히려 줄어듭니다. 만약 생육이 좋지 않다면 개화기와 개화 15일 후에 질소를 10a당 2kg씩 2회에 걸쳐 웃거름으로 줍니다.또 하나 중요한 게 토양 산도(pH)입니다. 녹두는 산성 토양에서 잘 자라지 못해요.이상적인 pH는 6.0-6.5 정도인데, 만약 밭 토양이 산성이라면 파종 2-3주 전에 석회를 뿌려서 중화시켜줘야 합니다. 이때 무턱대고 석회를 뿌리면 안 되고, 가까운 시군 농업기술센터에 토양 분석을 의뢰해서 정확한 양을 추천받는 게 좋습니다.자, 이제 드디어 녹두가 싹을 틔우고 자라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 병해충이 언제 덤벼들지 모르니까요.다음 섹션에서는 녹두 재배의 최대 난적인 병해충 방제에 대해 알아볼게요.병해충, 방심하면 수확량 절반으로 - 실제 방제 전략 공개
녹두가 20cm 정도 자랐을 때쯤, 나는 밭에 나가서 깜짝 놀랐습니다. 잎에 갈색 반점이 생기고, 어떤 잎은 하얀 가루가 묻은 것처럼 변해 있었거든요.
갈색무늬병과 흰가루병이 동시에 발생한 겁니다. "아, 내가 방제를 등한시했구나"라는 후회가 밀려왔습니다.녹두 병해충은 생각보다 다양합니다. 병해로는 바이러스병, 갈색무늬병, 탄저병, 흰가루병, 녹병, 불마름병 등이 있고, 충해로는 팥나방, 콩명나방, 팥바구미 등이 대표적입니다.이 중에서도 가장 치명적인 건 갈색무늬병입니다. 표: 녹두 주요 병해충 및 방제 방법| 병해충명 | 증상 | 발생 시기 | 방제 약제 | 방제 적기 |
|---|---|---|---|---|
| 갈색무늬병 | 잎에 갈색 원형 반점 | 개화기-협비대기 | 베노밀수화제 1000배액 | 개화시, 협비대기 |
| 흰가루병 | 잎 표면에 흰 가루 | 생육 전반 | 베노밀수화제 1000배액 | 발생 초기 |
| 탄저병 | 줄기·꼬투리 검은색 병반 | 개화 후 | 만코지수화제 600배액 | 예방 위주 |
| 녹병 | 잎 뒷면에 녹색 포자 | 생육 중후반 | 테부코나졸 2000배액 | 발생 전 예방 |
| 팥나방 | 꼬투리 속 알갱이 식해 | 협비대기-성숙기 | 클로르피리포스 1000배액 | 발생 초기 |
| 팥바구미 | 저장 중 알갱이 식해 | 수확 후 저장 중 | 저장고 훈증 소독 | 수확 직후 |
갈색무늬병은 특히 녹두 수량에 큰 타격을 줍니다. 농진청 시험 결과에 따르면, 갈색무늬병이 심하게 발생한 포장은 정상 포장에 비해 수확량이 최대 60%까지 감소한다고 해요.
방제 적기는 개화시와 협비대기(꼬투리가 굵어지는 시기)인데, 이때 베노밀수화제를 1000배액으로 희석해서 살포하면 갈색무늬병뿐만 아니라 흰가루병과 녹병에도 동시에 방제 효과가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점은 약제 살포 시기를 놓치면 되돌리기 어렵다는 거예요.내가 작년에 실수한 게 바로 이거였습니다. "아직 괜찮겠지" 하면서 방제를 미루다가 병이 확산된 후에야 약을 쳤는데, 효과가 거의 없었어요.병든 잎은 회복이 안 되니까요. 잡초 방제도 만만치 않습니다.녹두에 등록된 제초제가 아직 없어서, 안전하게 하려면 인력으로 제초하는 게 최선입니다. 만약 제초제를 꼭 써야 한다면, 각 시군 농업기술센터에 문의해서 적정 토양처리제를 추천받는 게 좋아요.하지만 내 경험상, 비닐멀칭을 하면 잡초 걱정이 확 줄어듭니다. 멀칭을 안 했을 때는 일주일에 한 번씩 잡초를 뽑아야 했는데, 멀칭을 한 후로는 거의 신경 쓸 필요가 없었어요.해충 중에서 가장 골치 아픈 건 팥바구미입니다. 이 녀석은 밭에서도 피해를 주지만, 수확 후 저장 중에도 알갱이를 파먹어서 상품 가치를 떨어뜨려요.팥바구미 예방을 위해서는 수확 후 충분히 건조시키는 게 가장 중요하고, 장기 보관할 때는 저온 저장고(5℃ 이하)에 보관하거나 훈증 소독을 해야 합니다. 내가 작년에 수확한 녹두 중 절반을 팥바구미 때문에 버린 적이 있어요."바구미가 설마" 하고 방치했다가, 나중에 보니 녹두 알갱이가 죄다 구멍이 뚫려 있었습니다. 그 경험 이후로 나는 수확 직후 반드시 일광 건조를 3-4일 시키고, 밀폐 용기에 넣어서 냉장 보관합니다.이제 병해충 걱정은 어느 정도 해결됐으니, 가장 중요한 수확 단계로 넘어가 볼 차례입니다. 녹두 수확은 콩처럼 한 번에 하면 안 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수확, 한 번에 하면 망한다 - 타이밍과 방법이 수확량 결정
드디어 수확의 계절이 왔습니다. 7월 중순, 봄에 심은 녹두 꼬투리가 하나둘 검게 변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녹두는 한 번에 다 익지 않는다는 점이에요.녹두는 꽃이 피는 시기가 포기마다, 심지어 같은 포기 안에서도 가지마다 다릅니다. 그래서 꼬투리가 익는 속도도 제각각이에요.보통 아래쪽 꼬투리부터 먼저 익고, 위쪽으로 갈수록 늦게 익습니다. 이걸 모르고 한 번에 다 베어버리면, 덜 익은 꼬투리는 미숙립이 돼서 품질이 떨어지고, 너무 익은 꼬투리는 터져서 알갱이가 흩어집니다.표: 수확 횟수에 따른 녹두 수량 및 품질 비교| 수확 방법 | 총 수확량(10a 기준) | 미숙립 비율 | 탈립 손실률 | 노동 시간(시간/10a) |
|---|---|---|---|---|
| 1회 일시 수확 | 143kg | 28% | 15% | 8시간 |
| 2회 분할 수확 | 198kg | 12% | 8% | 16시간 |
| 3회 분할 수확 | 234kg | 6% | 4% | 28시간 |
| 4회 분할 수확 | 248kg | 4% | 3% | 40시간 |
이 표를 보면 3회 분할 수확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4회 수확하면 수량은 14kg 더 늘지만, 노동 시간이 12시간이나 더 들어가요.
반면 1회 수확은 노동 시간이 적지만 수량이 143kg으로 반토막 나고, 미숙립 비율이 28%나 됩니다. 수확 간격은 보통 15-20일이 적당합니다.첫 수확은 꼬투리의 30-40% 정도가 검게 변했을 때 하고, 두 번째 수확은 15일 후, 세 번째 수확은 또 15일 후에 합니다. 수확 시간대는 아침나절이 가장 좋아요.이유는 아침에 이슬이 있어서 꼬투리가 덜 터지기 때문입니다. 한낮에 수확하면 햇볕에 꼬투리가 바짝 말라서 조금만 건드려도 톡톡 터져요.작년에 내가 1회 수확을 했다가 얼마나 후회했는지 모릅니다. "녹두가 콩이랑 비슷하겠지" 하고 콩 수확하듯이 한 번에 다 베어버렸는데, 수확한 녹두 중 3분의 1이 미숙립이었어요.게다가 너무 익은 꼬투리는 이미 터져서 알갱이가 땅에 떨어진 후였고요. 그 경험 이후로 나는 수확할 때 꼭 2-3회로 나눠서 합니다.세 번째 수확이 끝난 후에도 남은 꼬투리가 있다면, 보통은 포기를 뽑아서 그늘에 말린 후 탈곡합니다. 이렇게 하면 마지막까지 알갱이를 건질 수 있어요.단, 이때는 꼬투리가 덜 익은 상태여서 품질이 조금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수확이 끝나면 바로 탈곡에 들어갑니다.탈곡기를 사용하면 빠르지만, 소량일 경우 손으로 훑어도 됩니다. 탈곡 후에는 반드시 체로 쳐서 이물질을 제거하고, 햇볕에 3-4일 정도 말려야 저장 중 곰팡이와 바구미를 예방할 수 있어요.자, 이제 녹두를 무사히 수확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수확 후 관리가 제품의 가치를 결정합니다. 마지막 섹션에서는 저장과 활용법에 대해 알아볼게요.수확 후 관리, 바구미와의 전쟁에서 이기는 법
수확한 녹두를 마당에 펼쳐 놓고 바라보니 뿌듯함이 밀려옵니다. 하지만 농사의 마지막 관문이 남아 있어요.
바로 저장입니다. 녹두는 저장 중에 바구미 피해를 입기 쉬워서, 관리만 잘못해도 수확량의 30% 이상을 잃을 수 있습니다.내가 처음 녹두를 재배했을 때, 수확한 녹두를 비닐봉지에 넣어서 창고에 그냥 두었어요. 한 달 후에 꺼내 보니 바구미가 득실거렸습니다.그 충격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워요. 직접 키운 농산물을 해충에게 빼앗기는 기분, 정말 최악이었습니다.표: 녹두 저장 방법별 바구미 피해율 및 저장 기간| 저장 방법 | 1개월 후 피해율 | 3개월 후 피해율 | 6개월 후 피해율 | 최대 저장 가능 기간 |
|---|---|---|---|---|
| 실온 비닐봉지 | 12% | 38% | 65% | 2개월 |
| 실온 밀폐용기 | 5% | 18% | 35% | 4개월 |
| 냉장(5℃) 밀폐용기 | 0% | 2% | 5% | 12개월 |
| 냉동(-18℃) | 0% | 0% | 0% | 24개월 이상 |
| 훈증 소독 후 실온 | 1% | 8% | 15% | 8개월 |
이 표에서 확실히 보이죠? 냉장이나 냉동 보관이 가장 안전합니다. 하지만 대량으로 저장할 때는 냉장고가 부족할 수 있어요.
그럴 때는 훈증 소독이 효과적입니다. 농협이나 지역 농업기술센터에 문의하면 훈증 소독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곳이 있어요.건조도 중요한데, 수확 후 녹두 함수율을 12-14%까지 낮춰야 저장 중 곰팡이가 생기지 않습니다. 함수율 측정기가 없으면, 녹두를 깨물었을 때 '딱' 소리가 나면서 쉽게 부서지면 건조가 잘 된 거예요.저장 용기는 밀폐용기가 최고입니다. 비닐봉지는 바구미가 뚫고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요.나는 요즘 5리터짜리 유리병이나 스테인리스 통을 사용하는데, 바구미 피해가 거의 없어졌어요. 여기에 마늘 한두 쪽이나 월계수 잎을 함께 넣어두면 바구미 기피 효과도 있습니다.저장 중인 녹두는 한 달에 한 번씩 상태를 확인하는 게 좋아요. 바구미가 발견되면 즉시 분리해서 소독하거나 냉동실에 넣어서 해충을 죽여야 확산을 막을 수 있습니다.녹두의 활용법은 정말 다양합니다. 청포묵, 빈대떡, 녹두죽, 숙주나물은 기본이고, 한방에서는 해열·해독 작용이 있어서 종기나 피부병 치료에도 사용됐어요.'백가지 독을 푼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닙니다. 요즘에는 집에서 숙주나물을 직접 키우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녹두 100g이면 1kg가량의 숙주나물이 나와요. 시중에 파는 숙주나물보다 훨씬 아삭하고 맛있습니다.게다가 직접 키우니까 농약 걱정도 없고요. 작년에 내가 수확한 녹두로 숙주를 길러서 이웃집에 나눠줬더니, "이런 숙주는 처음 먹어본다"며 좋아하시더라고요.그날 저녁, 녹두전에 숙주나물 무침까지 곁들인 밥상은 정말 행복했습니다. 녹두 재배, 생각보다 까다롭지만 그만한 보람이 있는 작물입니다.심는 시기만 잘 맞춰도 수확량이 두 배 차이나고, 고휴멀칭과 분할 수확 같은 몇 가지 기술만 익히면 전문가 못지않은 결과를 얻을 수 있어요. 여러분도 올해 녹두 재배에 도전해보세요.텃밭이 없어도 화분에서 키울 수 있고, 베란다에서 숙주나물을 키우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직접 기른 녹두로 만든 음식의 맛은, 사먹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