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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가 곧 운명이다, 노지 수박 심는시기
텃밭을 시작한 지 벌써 5년이 흘렀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깨달음을 준 작물을 꼽으라면 단연 수박이다.
첫 해에는 그냥 '심으면 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4월 중순에 모종을 사서 심었다. 결과는 참담했다.냉해로 세 포기 중 두 포기가 고사했고, 겨우 살아남은 한 포기에서도 제대로 된 수박을 수확하지 못했다. 그 뒤로 철저히 공부했다.수박은 생각보다 훨씬 온도에 민감하다. 농촌진흥청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수박의 발아 최저온도는 15℃, 생육 적온은 25-30℃다.여기서 핵심은 땅속 온도다. 공기 온도가 아니라 땅속 10cm 깊이의 온도가 안정적으로 15℃ 이상 유지되어야 뿌리가 정상적으로 내린다.우리나라 중부지방 기준으로 노지 수박 모종 심는시기는 5월 상순에서 중순이 가장 적합하다. 남부지방은 4월 하순부터 가능하다.이 차이를 모르고 전국이 다 같다고 생각하면 큰일 난다. 실제로 제가 속한 텃밭 커뮤니티에서 4월 초에 심었다가 냉해를 입은 분들을 매년 볼 수 있다.| 지역 | 적정 정식 시기 | 땅속 10cm 온도 안정화 시점 | 주의사항 |
|---|---|---|---|
| 중부지방(경기, 충청, 강원) | 5월 상순-중순 | 5월 5일 이후 | 늦서리 주의, 비닐멀칭 필수 |
| 남부지방(전라, 경남) | 4월 하순-5월 상순 | 4월 25일 이후 | 일교차 주의 |
| 제주도 | 4월 중순-하순 | 4월 15일 이후 | 강풍 대비 |
| 산간지방 | 5월 중순-하순 | 5월 15일 이후 | 5월 말까지 늦춰도 OK |
작년에 제가 직접 경험한 사례를 하나 더 들자면, 5월 8일에 정식한 모종이 5월 중순 갑자기 기온이 12℃까지 떨어졌을 때 비닐멀칭 덕분에 뿌리는 보호받았지만 잎이 약간 상했다. 만약 비닐멀칭 없이 심었다면 큰 피해를 봤을 거다.
이 경험에서 확실히 깨달은 건 늦게 심는 게 빠르게 심는 것보다 안전하다는 사실이다. 주말농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 있다.4월 말에 텃밭 분양이 시작되면 사람들이 우르르 모종을 사서 심는다. "저 사람들도 심었으니 나도 심어도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말이다.하지만 주말농장 분양 시기가 4월 말인 것과 실제 수박 재배 적정 시기는 별개의 문제다. 온도계 하나만 들여다보면 답이 나온다.제가 추천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텃밭 한쪽에 온도계를 설치하고, 땅속 10cm 깊이 온도가 3일 연속 15℃ 이상 유지될 때 심는 것이다.이 원칙만 지켜도 실패 확률이 반으로 줄어든다. 5월 초에는 낮엔 따뜻해도 밤에 기온이 뚝 떨어지기 일쑤라서, 겉보기와 달리 땅속 온도는 생각보다 천천히 오른다.이런 미세한 차이가 첫 수박 농사의 성패를 가른다. 심는 시기를 잘못 잡으면 아무리 좋은 모종, 좋은 비료를 써도 소용없다.반대로 시기만 잘 맞춰도 반은 성공한 셈이다. 그럼 이제 제대로 된 시기를 알았으니, 어떤 모종을 골라야 할지 알아보자.모종 고르는 법, 크기가 전부가 아니다
수박 모종을 사러 마트나 농자재 판매점에 가면 다양한 모종이 줄지어 있다. 처음 농사를 시작했을 때 저는 당연히 가장 크고 잎이 무성한 모종을 골랐다.
"크면 클수록 좋은 거 아냐?"라는 단순한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이 선택이 얼마나 위험한지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작년에 4개의 모종을 구입했는데, 가장 컸던 모종이 오히려 정식 후 생존율이 가장 낮았다. 이유는 간단했다.웃자란 모종은 겉보기와 달리 뿌리가 제대로 발달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잎만 크고 줄기는 가늘며, 뿌리는 얕게 자라서 정식 후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다. 전문가들에게 들어보니 모종은 키가 큰 것보다 굵은 것을 고르는 게 정답이라고 한다.구체적인 선택 기준을 정리해보면 이렇다.| 평가 항목 | 좋은 모종 | 피해야 할 모종 | 확인 방법 |
|---|---|---|---|
| 본잎 상태 | 3-4장, 짙은 녹색 | 5장 이상, 연한 녹색 | 육안 확인 |
| 줄기 굵기 | 연필심 정도 이상 | 가늘고 길다 | 손으로 만져보기 |
| 마디 간격 | 짧고 촘촘함 | 길게 늘어짐 | 육안 확인 |
| 떡잎 상태 | 선명한 녹색 | 노랗게 변색됨 | 육안 확인 |
| 뿌리 상태 | 흙이 단단히 뭉쳐 있음 | 흙이 잘 떨어짐 | 살짝 흔들어보기 |
| 가격 | 개당 1,000-2,500원 | 500원 이하 | 가격표 확인 |
시중에서 파는 모종 가격은 보통 개당 1,000원에서 2,500원 선이다. 너무 싼 모종은 거의 다 실패했다는 게 제 경험이다.
500원짜리 모종은 대부분 웃자라거나 뿌리가 약한 경우가 많았다. 물론 비싸다고 다 좋은 건 아니지만, 최소한의 가격 기준은 지키는 게 좋다.모종을 고를 때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접목묘인지 일반묘인지 확인하는 것이다. 접목묘는 병에 강하고 생육이 좋지만, 심을 때 주의할 점이 있다.바로 접목 부위가 땅에 묻히면 안 된다는 거다. 접목 부위가 흙에 닿으면 병이 생기기 쉬워진다.일반묘는 이 문제가 없지만 병에 취약하다. 제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처음 수박을 키우는 분들은 접목묘를 추천한다.가격이 500-1,000원 정도 더 비싸지만, 병에 강해서 성공 확률이 훨씬 높다. 저도 첫 해에 일반묘로 실패한 후로는 항상 접목묘를 구입하고 있다.모종을 구입한 후에는 바로 심지 말고 하루 정도 그늘에서 적응시키는 게 좋다. 갑자기 환경이 바뀌면 모종이 스트레스를 받아 생육이 더딜 수 있다.특히 마트에서 산 모종은 실내에서 보관됐을 가능성이 높아서, 바로 밭에 심으면 잎이 타는 경우가 있다. 모종 고르는 법을 알았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심는 방법으로 넘어가 보자. 심는 과정에서도 몇 가지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정식의 기술, 깊이와 간격이 수확량을 결정한다
수박 모종을 밭에 옮겨 심는 과정을 '정식'이라고 부른다. 이 과정에서 가장 흔히 하는 실수가 심는 깊이와 간격을 잘못 설정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만 제대로 맞춰도 수박 농사의 반은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먼저 심는 깊이부터 이야기하자. 수박 모종을 심을 때는 본잎이 묻히지 않을 정도로만 흙을 덮어주는 게 핵심이다.너무 깊게 심으면 줄기가 썩거나 병에 걸리기 쉽고, 너무 얕게 심으면 뿌리가 제대로 내리지 못한다. 특히 접목묘인 경우 접목 부위가 반드시 땅 위로 나와 있어야 한다.구체적인 방법을 단계별로 설명하면 이렇다. 먼저 구덩이를 파는데, 모종 포트 높이보다 약간 더 깊게 판다.구덩이 바닥에 약간의 퇴비나 완효성 비료를 넣고 흙과 잘 섞어준다. 그 위에 모종을 올려놓고 주변 흙으로 채운다.이때 모종의 흙 표면이 밭 흙 표면과 같은 높이가 되도록 맞추는 게 중요하다.| 심기 단계 | 세부 방법 | 주의사항 |
|---|---|---|
| 구덩이 파기 | 포트 높이보다 1-2cm 더 깊게 | 너무 깊게 파면 물 빠짐 불량 |
| 밑거름 넣기 | 퇴비 한 줌 + 복합비료 소량 | 직접 뿌리 닿지 않게 |
| 모종 넣기 | 포트 상태 그대로, 뿌리 손상 금지 | 접목부위 지상 노출 |
| 흙 덮기 | 본잎 아래까지, 너무 높게 덮지 않음 | 줄기쪽 흙 가볍게 눌러줌 |
| 물 주기 | 모종당 1-2리터 충분히 | 잎에 직접 닿지 않게 |
| 지주대 설치 | 필요시 약한 줄기 지지 | 바람에 쓰러짐 방지 |
다음으로 중요한 게 간격이다. 수박은 옆으로 줄기가 길게 뻗어나가는 작물이다.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지 않으면 줄기가 서로 엉키고 햇빛을 제대로 받지 못해 열매가 잘 열리지 않는다. 보통 주간 거리는 60-90cm, 이랑 간격은 2-2.5m 정도로 심는다.작년에 제가 저지른 실수가 바로 이 간격을 무시한 거다. 텃밭이 좀 좁다고 생각해서 주간 거리를 40cm로 줄이고 이랑 간격도 1.5m밖에 안 됐다.처음에는 괜찮아 보였지만, 6월 중순이 되면서 줄기가 서로 엉키기 시작했다. 결국 중간에 몇 포기를 솎아내야 했고, 수확량도 줄었다.정식하는 시간도 중요하다. 오후 늦게 심는 걸 추천한다. 아침에 심으면 햇빛이 강해지는 오전 10-11시쯤부터 잎이 축 처지는 경우가 많다.저도 처음엔 아침 일찍 심었는데, 오전 11시쯤부터 잎이 시들시들해지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오후 4시 이후에 심으면 모종이 밤사이 적응할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스트레스가 훨씬 적다.심기 하루 전에는 모종에 물을 충분히 줘서 포트 흙이 잘 뭉쳐지게 하는 게 좋다. 이렇게 하면 정식할 때 뿌리가 손상될 위험이 줄어든다.만약 포트 흙이 너무 건조하면 물을 준 후 30분 정도 기다렸다가 심는다. 정식 후 첫 물 주기도 전략이 필요하다.심자마자 모종당 1-2리터의 물을 충분히 주고, 그 다음 3-4일은 물을 주지 않는 게 좋다. 이유는 간단하다.뿌리가 물을 찾아 깊게 내려가게 하려는 전략이다. 겉만 축축하게 해주면 뿌리가 얕게 자라서 약해진다.이른바 '물 주는 농사'가 아니라 '뿌리 내리는 농사'를 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제 심는 방법을 알았으니, 그다음으로 중요한 물 관리와 비료 사용법을 알아보자. 많은 사람들이 이 부분에서 실수한다.물주기의 함정, 당도를 결정하는 숨은 변수
수박 농사에서 가장 많이 하는 실수를 꼽으라면 단연 물 주기다. 많은 사람들이 수박이 90% 이상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으니까 물을 많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건 반만 맞는 말이다. 실제로 물을 너무 많이 주면 당도가 떨어진다.이 현상을 이해하려면 수박의 생육 단계를 알아야 한다.
수박은 크게 세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영양생장기(모종 정식 후 꽃이 필 때까지), 둘째는 과실 비대기(꽃이 진 후 열매가 커지는 시기), 셋째는 당도 축적기(수확 2-3주 전)다.| 생육 단계 | 시기 | 물 주는 방법 | 물 주는 양 | 주의사항 |
|---|---|---|---|---|
| 영양생장기 | 정식 후 - 꽃 필 때 | 3-4일 간격 | 모종당 1-2리터 | 과습 주의, 뿌리썩음병 예방 |
| 과실 비대기 | 꽃 핀 후 - 수확 3주 전 | 2-3일 간격 | 모종당 3-4리터 | 균일하게 유지, 급격한 변화 금지 |
| 당도 축적기 | 수확 2-3주 전 | 물 줄이기 시작 | 점차 감소, 수확 10일 전 중단 | 당도 상승에 결정적 |
| 수확 직전 | 수확 10일 전 - 수확일 | 물 주지 않음 | 0 | 당도 최고치 도달 |
이 표에서 가장 중요한 건 당도 축적기다. 이 시기에 물을 얼마나 주느냐에 따라 당도가 3-4브릭스 차이 날 수 있다.
브릭스는 당도를 측정하는 단위로, 1브릭스는 1%의 당 함량을 의미한다. 시중에서 파는 고당도 수박이 보통 11-13브릭스 정도다.작년에 제가 직접 경험한 사례를 하나 더 들자면, 친구 농장에 방문했을 때 그분은 수확 전 10일 동안 물을 아예 안 줬다고 한다. 그 결과 당도가 13브릭스가 나왔다.반면 저는 물을 자주 줘서 9브릭스 정도였다. 같은 품종인데도 물 관리 하나로 이렇게 차이가 났다.물론 물을 아예 안 주면 열매가 갈라지거나 생육이 멈출 위험이 있다. 특히 과실 비대기에는 충분한 물이 필요하다.이 시기에 물이 부족하면 열매가 제대로 자라지 않는다. 문제는 언제 물을 줄이고, 언제 물을 늘리느냐다.제 경험상 가장 안전한 방법은 이렇다. 꽃이 지고 작은 수박이 맺히기 시작하면(과실 비대기) 2-3일 간격으로 충분히 물을 준다.이때는 열매가 커지는 게 중요하니까 물을 아끼면 안 된다. 열매가 성인 주먹만 해지면(보통 꽃이 진 후 20일 정도) 물 주는 양을 서서히 줄인다.그리고 수확 10일 전부터는 완전히 물을 끊는다. 물 주는 시간도 고려해야 한다.아침 일찍이 가장 좋다. 낮에 물을 주면 증발량이 많아 효율이 떨어지고, 저녁에 물을 주면 밤사이 습도가 높아져 병이 생기기 쉽다.아침 6-7시경에 물을 주면 낮 동안 증발하면서 냉각 효과도 있어 좋다. 물 주는 방법도 중요하다.뿌리 부분에 직접 주는 게 좋다. 잎에 물이 닿으면 흰가루병이나 노균병이 생길 위험이 있다. 특히 수박은 잎이 큰 편이라 물이 닿으면 오래 마르지 않아 병원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이제 물 관리의 중요성을 알았으니 비료 사용법도 알아보자. 수박은 비료에 민감해서 잘못 주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비료의 두 얼굴, 질소 과다는 독이다
수박 농사에서 비료는 양날의 검과 같다. 적절히 사용하면 풍성한 수확을 기대할 수 있지만, 과다 사용하면 오히려 해가 된다.
특히 질소 비료를 조심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크게 키워야지" 하면서 질소비료를 많이 준다.그런데 질소가 많으면 잎만 무성해지고 열매는 적게 달린다. 농촌진흥청 시험 결과에 따르면, 질소 비료를 기준치보다 30% 더 줬을 때 오히려 수확량이 15% 감소했다고 한다.잎이 무성해져서 햇빛이 열매까지 제대로 도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적정 시비량은 10a(약 300평) 기준으로 질소 20-25kg, 인산 15-20kg, 칼리 25-30kg 정도다.퇴비는 1,000-1,500kg를 밑거름으로 넣는다. 하지만 이건 대규모 농사 기준이고, 텃밭 규모에 맞게 비율을 조정해야 한다.| 비료 종류 | 역할 | 과다 시 문제점 | 부족 시 문제점 | 추천 시비량(10a 기준) |
|---|---|---|---|---|
| 질소(N) | 잎과 줄기 성장 | 잎만 무성, 열매 감소, 당도 저하 | 생육 부진, 잎 황변 | 20-25kg |
| 인산(P) | 뿌리 발달, 꽃눈 형성 | 생육 불균형, 다른 성분 흡수 방해 | 뿌리 발달 불량, 개화 지연 | 15-20kg |
| 칼리(K) | 당도 향상, 과실 비대 | 열매 껍질 두꺼워짐 | 당도 저하, 열매 작아짐 | 25-30kg |
| 퇴비 | 토양 개량, 미량 원소 공급 | 질소 과다, 냄새 발생 | 토양 물리성 악화 | 1,000-1,500kg |
제가 작년에 실험해본 결과, 꽃이 피기 시작하면 칼리 비료를 추가로 줬을 때 당도가 확실히 올라갔다. 칼리는 수박의 당도를 높이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반대로 질소는 꽃이 피기 전까지만 적당히 주고, 꽃이 피기 시작하면 줄이는 게 좋다.
비료를 주는 시기도 중요하다. 밑거름은 정식 1-2주 전에 준비된 밭에 뿌리고 흙과 잘 섞어준다.웃거름은 꽃이 피기 시작할 때와 열매가 맺힌 후 두 번 정도 준다. 웃거름을 줄 때는 뿌리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줘야 뿌리 손상을 막을 수 있다.퇴비의 경우, 잘 발효된 퇴비를 사용해야 한다. 덜 발효된 퇴비는 오히려 병을 유발할 수 있다.시중에서 파는 퇴비 중에는 발효가 덜 된 제품도 있으니, 구입할 때 제조일자를 확인하는 게 좋다. 보통 6개월 이상 발효시킨 퇴비가 안전하다.비료를 주는 방법도 다양하다. 줄뿌림, 점뿌림, 엽면시비 등이 있는데, 텃밭 규모가 작다면 점뿌림(구덩이를 파고 넣는 방식)이 가장 효과적이다.이 방식은 비료가 특정 부위에 집중되어 효율이 높다. 비료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병해충 예방으로 이어진다.적절한 비료 관리가 병해충 예방의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영양 상태가 좋은 식물은 병에 강하다.병해충, 예방이 최선의 치료다
수박은 덩굴쪼김병과 흰가루병에 특히 취약하다. 이 병들은 한번 발생하면 치료가 거의 불가능하다.
예방이 최선의 방법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건 돌려짓기(윤작) 다.같은 자리에서 3년 이상 수박을 재배하지 않는 것이 기본이다. 수박을 심었던 자리에는 최소 3년 동안 다른 작물을 심어야 한다.특히 박과 작물(호박, 오이, 참외 등)도 피하는 게 좋다. 같은 과에 속한 작물은 비슷한 병에 걸리기 때문이다.| 주요 병해충 | 증상 | 발생 조건 | 예방 방법 | 치료 방법 |
|---|---|---|---|---|
| 덩굴쪼김병 | 잎이 시들고 줄기가 갈변 | 고온다습, 연작 | 윤작, 저항성 품종 선택 | 치료 어려움, 조기 발견 시 제거 |
| 흰가루병 | 잎에 흰 가루가 생김 | 습도 높음, 통풍 불량 | 통풍 관리, 물주기 주의 | 유황제, 베이킹소다 수용액 |
| 노균병 | 잎에 노란 반점 | 저온다습 | 배수 관리, 비료 균형 | 전용 살균제 |
| 진딧물 | 잎 뒷면에 군집 | 건조한 환경 | 천적 활용, 조기 발견 | 흐르는 물 세척, 마늘 추출물 |
작년에 제가 덩굴쪼김병 때문에 두 포기를 잃은 경험이 있다. 처음에 잎이 시들길래 "물이 부족한가" 하고 더 줬더니 오히려 상태가 나빠졌다.
알고 보니 병이었고, 그 자리에서는 3년 동안 수박을 심으면 안 된다는 걸 그때 알았다.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아침에 잎이 축 처져 있고, 오후가 되어도 회복되지 않으면 덩굴쪼김병을 의심해야 한다. 이럴 때는 즉시 병든 포기를 뽑아내고, 그 자리의 흙도 일부 제거하는 게 좋다.그리고 주변 포기에 전용 살균제를 뿌려준다. 흰가루병은 비교적 관리가 쉬운 편이다.초기에는 베이킹소다 수용액(물 1리터에 베이킹소다 1티스푼 + 식용유 몇 방울)을 뿌리면 효과가 있다. 하지만 심해지면 전용 살균제를 사용해야 한다.진딧물은 수박 농사의 또 다른 골칫거리다. 진딧물은 잎 뒷면에 군집을 형성해 즙을 빨아먹고, 그을음병을 유발하기도 한다.초기에는 흐르는 물로 씻어내거나, 마늘 추출물을 뿌리면 효과가 있다. 천적(무당벌레, 풀잠자리 등)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병해충 예방에서 가장 중요한 건 통풍이다. 수박은 잎이 크고 무성해서 통풍이 잘 안 되면 습도가 높아져 병이 생기기 쉽다.적절한 간격을 유지하고, 필요시 잎을 솎아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특히 비가 온 후에는 통풍이 더 중요해진다.또 하나 중요한 건 배수다. 물 빠짐이 좋지 않은 땅에서는 뿌리가 썩기 쉽고, 병원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밭을 만들 때부터 배수로를 설치하거나, 두둑을 높게 만드는 게 좋다. 저도 작년에 배수 문제 때문에 고생했는데, 올해는 두둑을 20cm 이상 높게 만들어서 해결했다.이제 병해충 예방법을 알았으니, 마지막으로 수확 시기 판단법과 실전 팁을 알아보자.수확의 순간, 기다림의 미학
수박 농사에서 가장 기다려지는 순간은 단연 수확이다. 하지만 이 순간을 잘못 판단하면 몇 달간의 정성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수확 시기를 정확히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수박을 두드려서 소리를 듣는 방법을 알고 있다.탁탁 소리가 나면 덜 익었고, 둔탁한 소리가 나면 잘 익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방법은 실제로는 정확도가 떨어진다.수박의 크기와 두께에 따라 소리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더 정확한 방법은 덩굴손(수박 꼭지 바로 옆에 있는 작은 덩굴) 을 확인하는 것이다.이 덩굴손이 갈색으로 완전히 마르면 수확 적기다. 이 방법은 농촌진흥청에서도 공식적으로 추천하는 방법이다.| 수확 시기 판단 기준 | 설명 | 정확도 | 비고 |
|---|---|---|---|
| 덩굴손 마름 | 꼭지 옆 덩굴손이 갈색으로 마름 | 90% 이상 | 가장 정확한 방법 |
| 두드림 소리 | 둔탁한 소리 | 60-70% | 숙련도에 따라 차이 |
| 수확 후 일수 | 꽃이 진 후 30-40일 | 80% | 품종과 기후에 따라 다름 |
| 껍질 색깔 | 광택이 사라지고 무광으로 변함 | 70% | 품종별 차이 있음 |
| 밑면 색깔 | 노란색으로 변함 | 75% | 햇빛 닿는 부분 확인 |
제 경험상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방법은 덩굴손 마름 + 수확 후 일수를 함께 확인하는 거다. 보통 꽃이 진 후 30-40일이 지나면 수확이 가능하다.
하지만 기후와 품종에 따라 차이가 있으니, 덩굴손이 마르는 시점을 기준으로 삼는 게 가장 안전하다. 수확할 때는 가위나 칼을 사용하는 게 좋다.손으로 비틀면 줄기에 상처가 나서 다음 열매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수박 꼭지에서 5-10cm 정도 떨어진 곳에서 자르면 된다.이때 꼭지를 너무 짧게 자르면 상처가 빨리 마르지 않아 병이 생길 수 있다. 수확 후 보관도 중요하다.수확한 수박은 직사광선을 피해 서늘한 곳에 보관한다. 온도가 너무 높으면 속이 물러지고, 너무 낮으면 냉해를 입을 수 있다.적정 보관 온도는 10-15℃ 정도다. 냉장고에 넣어도 되지만, 5℃ 이하로 내려가면 맛이 떨어질 수 있다.수확 후 2-3일 정도 실온에 두면 당도가 더 올라간다는 이야기도 있다. 실제로 수박은 수확 후에도 호흡을 하면서 전분이 당으로 분해되기 때문에, 바로 먹는 것보다 하루 이틀 지난 후 먹는 게 더 달다는 느낌이다.마지막으로, 농사를 처음 시작하는 분들께 한 가지 조언을 하자면 한 번에 많이 심지 말고 3-4포기로 시작해보라는 거다. 저도 작년에 10포기를 심었다가 관리에 허덕였다.올해는 4포기만 심었는데, 오히려 더 알차게 키우고 있다. 한 포기당 수박이 2-3개씩 열리니까, 4포기면 8-12개 수확 가능하다.가족이 먹기에 충분한 양이다. 수박 농사는 기다림의 연속이다.씨앗 심고 1주일이면 싹이 나고, 1달이면 꽃이 피고, 2달 반이면 수확할 수 있다고들 말하는데, 실제로는 그 사이에 수많은 변수가 기다리고 있다. 기후, 병충해, 물 관리, 비료… 모든 게 완벽해야 제대로 된 수확이 가능하다.하지만 그 모든 과정을 견뎌내고 첫 수확한 수박을 먹는 순간, 그 달콤함은 어떤 과일보다도 특별하다. 직접 키운 수박의 맛은 시중에서 사 먹는 것과 비교할 수 없다.그 맛을 한 번 경험하면 다음 해에도 또 심게 된다. 이제 여러분도 차근차근 따라오시면 분명 성공하실 거다.처음부터 완벽할 필요는 없다. 실패해도 괜찮다.농사는 그 자체로 배움의 과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