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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동, 왜 텃밭 고수들은 가을에 심을까?
지난주에 이웃 텃밭 고수 할아버지가 재미있는 말씀을 하셨어요. "봄동이 봄에 심는 줄 알았지?" 그러면서 "가을에 심어야 진짜 봄동 맛을 볼 수 있다"고 귀띔해 주셨죠. 저도 처음엔 의아했어요.
이름이 '봄동'인데 왜 가을에 심냐고요. 그런데 알고 보니 봄동은 배추의 한 품종으로, 늦가을에 심어 겨울을 나고 이른 봄에 수확하는 작물이더라고요.우리나라 봄동 재배 면적은 2023년 기준으로 약 1,200헥타르 정도 됩니다. 전라남도가 전체의 40%를 차지하고, 그다음이 충청남도예요.텃밭에서 키우는 경우까지 포함하면 실제 재배 규모는 더 클 거예요. 특히 요즘처럼 집에서 텃밭 가꾸는 분들이 늘면서 봄동 수요도 덩달아 올라가고 있어요.봄동이 인기 있는 이유는 간단해요. 겨우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당도가 올라가고, 식감이 아삭하면서도 부드러워져요.일반 배추보다 수분 함량이 높고 칼슘 함량도 100g당 약 50mg으로 우유의 절반 수준이나 돼요. 게다가 비타민C는 30mg으로 배추(20mg)보다 1.5배 많아요.텃밭에서 봄동 키우는 게 생각보다 까다롭지 않아요. 오히려 고추나 가지보다 훨씬 쉬워요.단, 타이밍이 중요해요. 9월 중순에서 10월 초순 사이에 심어야 해요.너무 일찍 심으면 배추벌레가 들끓고, 너무 늦게 심으면 뿌리가 자리 잡기 전에 얼어버려요. 이제부터 봄동 농사의 모든 걸 알려드릴게요.심는 시기부터 수확, 그리고 맛있게 먹는 법까지. 참고로 저는 4년째 텃밭에서 봄동을 키우고 있고, 지난해에는 40포기 심어서 3월부터 4월까지 매일 쌈 싸 먹었어요.봄동 파종, 이 표 하나면 시험 합격
봄동 파종 시기는 지역별로 확실히 달라져야 해요. 제가 4년 동안 기록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표로 정리해 봤어요.
이거 하나면 시험 합격이에요.| 지역 | 파종 적기 | 수확 예상 시기 | 특징 |
|---|---|---|---|
| 중부지방(서울, 경기) | 8월 하순-9월 초순 | 3월 중순-4월 초순 | 겨울이 길어 냉해 위험 있음 |
| 충청권 | 9월 초순-9월 중순 | 3월 하순-4월 중순 | 일조량 풍부, 당도 높음 |
| 전라도 | 9월 중순-10월 초순 | 4월 초순-5월 초순 | 겨울이 짧아 키우기 수월 |
| 경상도 | 9월 중순-9월 하순 | 3월 하순-4월 중순 | 해풍 영향으로 단맛 강함 |
| 제주도 | 10월 초순-10월 중순 | 4월 중순-5월 중순 | 온화한 기후, 생육 기간 김 |
이 표를 보면 아시겠지만 중부지방은 8월 하순이면 씨앗을 뿌려야 해요. 왜냐고요? 겨울이 일찍 찾아오니까요.
제가 첫해에 서울에서 9월 중순에 심었다가 뿌리도 못 내리고 얼어 죽는 걸 보고 많이 배웠어요. 반면 전라도나 제주도는 10월까지도 여유가 있어요.기온이 높아서 생육 기간이 길거든요. 실제로 전남 해남 지역 봄동은 11월까지도 파종하는 경우가 있어요.단, 이 경우는 비닐하우스나 터널재배를 병행해야 해요. 파종 방법도 중요해요.저는 처음엔 그냥 흙에 구멍 뚫고 씨앗 3-4알씩 넣었는데, 지금은 모종으로 시작해요. 이유가 있어요.씨앗을 직접 뿌리면 발아율이 60-70% 정도예요. 하지만 모종은 95% 이상 성공률을 보여줘요.텃밭 면적이 좁다면 더 효율적이죠.모종을 고를 때는 잎이 5-6장 정도 나온 걸로 골라야 해요. 너무 어린 모종은 겨울을 견디기 힘들고, 너무 큰 모종은 뿌리가 상했을 가능성이 커요.
제 경험상 화분에 담긴 모종보다는 트레이에 심어진 모종이 더 건강했어요. 파종 간격은 30cm × 40cm가 딱 좋아요.너무 촘촘히 심으면 통풍이 안 돼서 병이 생기고, 너무 듬성듬성 심으면 땅이 아깝죠. 1평(3.3㎡) 기준으로 8-10포기 정도가 적당해요. 저는 작년에 3평 텃밭에 25포기 심었는데, 딱 알맞았어요.겨울나기 준비, 이거 모르면 농사 망쳐요
봄동이 겨울을 나는 과정을 처음 봤을 때 '이게 정말 살아 있을까?' 싶었어요. 영하 10도까지 떨어지는 날씨에 밭에 그대로 두는 거니까요.
그런데 놀랍게도 봄동은 영하 8도까지는 견딘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요.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자료에 따르면, 서서히 추위에 적응한 봄동은 영하 12도에서도 생존율이 70%를 넘는다고 해요.겨울나기 준비는 11월 초부터 시작해야 해요. 첫 단계는 북주기예요.봄동의 밑동에 흙을 북돋아 주는 건데, 이게 왜 중요하냐면요. 흙이 뿌리를 감싸주면 냉해를 막아주고, 수분 증발도 줄여줘요.저는 11월 첫째 주에 모든 포기에 북주기를 해요. 높이는 5-7cm 정도면 충분해요.두 번째는 멀칭(비닐 덮기)이에요. 흑색 비닐로 덮으면 토양 온도가 2-3도 올라가고, 잡초도 막아줘요.저는 11월 중순에 비닐을 덮는데, 이때 중요한 게 통풍이에요. 비닐을 완전히 밀봉하면 습기가 차서 곰팡이가 생길 수 있어요.그래서 중간중간 구멍을 뚫어줘야 해요. 세 번째는 짚이나 낙엽 덮기예요.이건 선택 사항이지만, 효과가 확실해요. 짚을 10cm 정도 두께로 덮어주면 땅속 온도가 영하 5도 이하로 내려가는 걸 막아줘요.작년에 짚을 덮은 구역과 안 덮은 구역을 비교해 봤는데, 짚을 덮은 쪽이 2주 먼저 수확할 수 있었어요. 겨울 동안 관리할 게 또 있어요.바로 눈 치우기예요. 눈이 많이 오면 봄동이 눌려서 상할 수 있어요.특히 무거운 습설(젖은 눈)은 위험해요. 저는 눈 온 다음 날이면 꼭 텃밭에 가서 눈을 털어줘요.이게 귀찮긴 한데, 효과는 확실해요. 겨울철 물주기는 거의 하지 않아도 돼요.자연 강수량으로 충분하고, 오히려 물을 많이 주면 뿌리가 썩을 수 있어요. 다만 가뭄이 심할 때는 한 달에 한 번 정도만 줘요.저는 12월부터 2월까지는 물을 전혀 안 줘요. 대신 눈이 녹아서 스며드는 물로 충분해요.봄동 수확, 언제가 황금 타이밍일까?
봄동 수확 시기를 결정하는 건 정말 미묘해요. 너무 일찍 수확하면 아삭함이 덜하고, 너무 늦게 수확하면 꽃대가 올라와서 질겨져요.
이걸 '추대(抽苔)'라고 하는데, 한번 꽃대가 올라오면 그 봄동은 쓴맛이 나서 먹기 힘들어져요. 수확 적기는 겉잎이 8-10장 정도 자랐을 때예요.중심부를 손으로 만져봤을 때 단단하게 뭉쳐져 있으면 수확해도 돼요. 저는 3월 중순부터 4월 초순까지가 가장 좋다고 생각해요.이때가 일교차가 커서 당도가 가장 높아지거든요. 실제로 국립농업과학원 분석 결과를 보면, 3월에 수확한 봄동의 당도는 5.5-6.0브릭스예요.이는 일반 배추(3.0-4.0브릭스)보다 1.5배 이상 높은 수치예요. 게다가 이 시기 봄동은 비타민C 함량도 최고조에 달해요.수확 방법도 알아둬야 해요. 저는 칼로 땅속 2-3cm 아래를 잘라내는 식으로 해요.너무 깊이 자르면 흙이 묻어서 씻기 힘들고, 너무 얕게 자르면 잎이 분리돼요. 뿌리째 뽑는 건 비추천이에요.흙이 많이 묻고 뿌리에 붙은 잡초까지 같이 올라오거든요. 수확한 봄동은 바로 먹는 게 가장 좋아요.하지만 보관해야 한다면 신문지에 싸서 냉장고 야채칸에 넣어두면 일주일 정도는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어요. 저는 수확 당일에 먹을 것만 빼고 나머지는 바로 씻어서 데친 후 냉동 보관해요.이렇게 하면 한 달도 넘게 먹을 수 있어요. 재미있는 건, 봄동은 수확 후에도 숨쉰다는 점이에요.수확 후에도 호흡을 계속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당도가 떨어져요. 그래서 시장에서 산 봄동보다 텃밭에서 바로 딴 게 더 달아요.이게 집에서 키우는 가장 큰 장점이죠.봄동 요리, 이 조합이면 밥 한 공기는 기본
봄동 요리는 정말 다양해요. 하지만 제가 4년 동안 먹어보면서 가장 맛있었던 조합을 알려드릴게요.
첫 번째는 단연 봄동겉절이예요. 쌉싸름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환상적이에요.봄동겉절이 만드는 법은 간단해요. 봄동을 한입 크기로 썰어서 소금에 10분 정도 절인 후, 고춧가루 2큰술, 액젓 1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참기름 1큰술, 통깨 약간을 넣고 버무리면 끝이에요.여기에 식초를 살짝 넣으면 새콤달콤한 맛이 더해져요. 저는 겨자 약간도 넣는데, 이게 은근히 중독돼요.두 번째는 봄동된장국이에요. 시래기국보다 훨씬 부드럽고 고소해요.된장은 집에서 담근 된장이 가장 좋지만, 없다면 시판 된장도 괜찮아요. 비결은 된장을 물에 풀 때 체에 거르듯이 하라는 거예요.그래야 덩어리 없이 깔끔해져요. 여기에 두부와 파를 넣으면 완성.세 번째는 봄동쌈이에요.
삼겹살이나 보쌈과 함께 먹으면 환상의 조합이에요. 봄동 잎이 부드러워서 쌈을 싸기도 좋고, 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줘요.저는 지난주에 봄동쌈에 삼겹살을 싸서 먹었는데, 와이프가 "앞으로 배추쌈은 안 먹어도 된다"고 할 정도였어요. 가격대를 비교해 보면, 텃밭에서 키운 봄동이 훨씬 경제적이에요.시장에서 파는 봄동 한 포기에 3,000원 정도인데, 씨앗 한 봉지(2,000원)에서 40-50포기가 나와요. 관리만 잘하면 투자 대비 수확량이 30배 이상 차이 나는 셈이죠.봄동 요리할 때 주의할 점도 있어요.
너무 오래 데치면 영양소가 파괴되고 식감도 나빠져요. 특히 비타민C는 열에 약하니까 살짝만 데쳐야 해요.저는 끓는 물에 넣었다가 30초만에 건져내요. 이게 가장 맛있는 포인트예요.봄동 재배, 실패하지 않는 노하우 총정리
지난 4년 동안 봄동 농사에서 실패한 경험도 많았어요. 첫해에는 배추벌레 때문에 속이 텅 빈 포기가 절반이었고, 둘째 해에는 늦게 심어서 얼어 죽는 걸 경험했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실패하지 않는 노하우를 정리해 봤어요.
첫째, 배추벌레 예방이에요. 9-10월에 발생하는 배추벌레는 봄동의 가장 큰 적이에요.화학 농약을 쓰고 싶지 않다면, 한방약이나 마늘·고추 물을 뿌리는 게 효과적이에요. 저는 1주일에 한 번씩 마늘·고추·물을 1:1:10 비율로 섞어서 뿌려줘요.효과가 확실해요. 둘째, 냉해 방지예요.앞에서 말씀드린 북주기와 멀칭이 기본이지만, 특별히 추운 지역이라면 비닐 터널을 설치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저는 작년에 영하 15도까지 내려갔을 때 비닐 터널을 친 부분은 멀쩡했지만, 안 친 부분은 30%가량 얼어 죽었어요.터널 재료비는 3평 기준으로 1만 원 정도면 충분해요. 셋째, 물 관리예요.봄동은 겉흙이 마르면 바로 물을 줘야 해요. 하지만 겨울에는 물을 최소한으로 줄여야 해요.저는 11월부터 2월까지는 비가 오지 않는 한 물을 전혀 안 줘요. 대신 3월 이후부터는 일주일에 2-3번씩 흠뻑 줘요.이렇게 하면 잎이 더 통통해져요. 넷째, 병충해 관리예요.봄동에 생기는 대표적인 병은 무름병과 노균병이에요. 예방이 최선이고, 증상이 보이면 즉시 감염된 포기를 제거해야 해요.저는 작년에 무름병에 걸린 포기 3개를 바로 뽑아 버렸는데, 덕분에 나머지 22포기는 무사했어요. 다섯째, 수확 시기 조절이에요.모든 포기를 한 번에 수확하기보다는 2-3주 간격으로 나눠 심으면 오래도록 먹을 수 있어요. 저는 8월 하순, 9월 초순, 9월 중순 이렇게 세 번 나눠 심어요.그러면 3월부터 5월까지 계속 수확할 수 있어요. 텃밭에서 봄동 키우기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요.단, 기본 원리만 알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어요. 저도 처음엔 실패를 거듭했지만, 지금은 이웃들에게 나눠줄 정도로 잘 키우고 있어요.여러분도 이 방법대로 따라 하시면 내년 봄에는 텃밭에서 갓 딴 봄동으로 쌈 싸 먹는 행복을 누리실 수 있을 거예요.